사람은 6층 높이, 지상에서 약 11m 떨어질 경우 가장 큰 두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데 11m의 수천 배가 되는 높이에서 낙하한 사람이 있다. 지난 10월 14일, 39km의 높이에서 낙하하는 위험한 쇼가 벌어졌다.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은 위치에서 뛰어내린 기록이 되었다. 주인공은 바로 ‘펠릭스 바움가르트너’. 오스트리아의 스카이다이버로 세계 최초의 맨몸으로 음속을 돌파한 사람이 됐다. 낙하 모습을 찍은 영상에서는 뛰어내리기 전 주변 모습을 비춰줬는데 그곳은 바로 우주였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지대인 에베레스트가 약 8.85km이니 39km의 높이는 인간이 도달하기도 힘든 공간이었다. 펠릭스는 캡슐을 타고 대형 풍선에 매달려 하늘로 올라갔다. 두 시간을 거쳐 39km의 높이에 위치했고 그는 낙하 준비를 했다. 상공 39km 지점은 성층권으로 당시 기온은 23도였다. 기압은 약 0.003으로 평소에 느끼는 기압보다 333배 낮은 수치이다. 이와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준비 태세를 마친 그는 비행기구를 그대로 둔 채 보호복만 착용하고 뛰어내렸다. 시속 1000km를 넘는 엄청난 속도로 떨어졌고 지상 가까이서 낙하선을 펼쳐 안전하게 착륙하였다. 정확히 1324km의 순간속도로 음속 스피드(마하)를 초월했다. 하늘, 아니 우주에서 지구로 낙하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절로 긴장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이 우주 낙하를 위해 4년의 기간 동안 300여 명의 과학자가 동원되었다. 그런데 이런 대단한 낙하가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에 의문점이 든다. 어떻게 풍선이 무거운 캡슐을 들어 올렸고, 엄청난 저항과 열이 낙하자를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할 정도로 큰데 무엇이 낙하를 가능하게 만들었을까? 또한 이 광경을 촬영한 카메라는 작은 점으로 보이는 낙하자를 정확히 포착할 수 있었던 것일까? 낙하 과정에 따라 필요했던 장비와 기술에 대해 알아보고 이 프로젝트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1. 캡슐
펠릭스는 캡슐에 탑승한 채 우주로 향했다. 이 캡슐은 우주선이 대기권에 재돌입 할 때 쓰이는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크롬·몰리브덴 합금강으로 프레임을 제작하고 외부는 절연 유리섬유로 이루어진 타일이 붙었다. 도어와 창문은 아크릴로 만들었다. 내부 직경 약 1.8m의 좁은 공간에 여압장치를 비롯 각종 디스플레이, 계기판, 의자, 펠릭스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상 관제센터에 알려주는 카메라, 통신장비, 예비용 생명유지장치, 각종 계측장비 등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그야말로 첨단 기술이 총동원된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캡슐의 전체 무게는 약 1.3t(1315kg)에 달했다.
2. 풍선기구
풍선기구는 펠릭스가 탑승한 캡슐을 우주로 올리는 역할을 했다. 풍선은 3000파운드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데 헬륨으로 가득 차 있다. 0.02mm의 아주 얇은 두께로 폴리에틸렌 필름으로 만들어져 있다. 평면에 펼쳤을 때는 40 에이커(약 5만 평)을 덮을 정도로 크다. 무게는 1.36톤 정도인데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이 가득 차게 되면 풍선이 부풀어 오르고, 이때 풍선의 높이는 약 55층의 높이로 거의 둥근 모양을 유지하게 된다. 이륙 준비를 마친 풍선기구는 분당 1000피트(약 300m)의 속도로 상승한다. 약 두 시간의 시간 후에 펠릭스는 지상 39km의 위치에 도달한다.
3. 낙하복 & 헬멧
39km 높이에 위치한 펠릭스는 드디어 지구로 낙하를 하게 된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압력과 온도를 견뎌야 낙하에 성공할 수 있다. 낙하복과 헬멧이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낙하복은 영하 67도에서 영상 38도의 온도 내에서 보호 기능을 가졌다. 그리고 일정한 압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압력이 변할 때마다 몸의 구조에도 변화가 생겨 세포가 팽창해 터질 수도 있고, 62,000피트 이상의 위치로 올라갈 때 펠릭스의 조직에 있는 수분이 기체로 변하여 생명에 위협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헬멧은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몸체로 구성되었고 산소 조정기가 설치되어 낙하 도중 필요한 산소가 100% 공급된다. 그리고 김서림 방지 기능이 있어 시야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4. 광학 지상 추적 카메라
지상에 설치된 카메라는 펠리스가 낙하하고 있는 모습을 촬영해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임무를 맡았다. 높은 높이에서 낙하하기에 모습이 분명치 않아 포착하기까지 많은 기술력이 요구됐다. 카메라는 적외선에 고화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을 갖춰 개발이 되었다. 적외선을 이용해 하늘에서 펠릭스의 형체를 탐지했고 작은 점과 같은 형태였지만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카메라 몸체에는 현재 우주탐사선 촬영에 쓰이는 줌 렌즈와 대형 망원경이 부착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구현할 수 있는 최신 기술이 필요했다. 또한 무모한 도전이라 할 정도로 여러 위험이 도사리고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수행하게 된 이유는 프로젝트를 통해 얻게 되는 결과물이 있어서다. 그것은 바로‘일반인의 우주여행’. 첨단 과학기술이 때로는 극한의 상황에 맞닥트렸을 때 발전할 수 있다는 증례가 된다. 펠릭스가 음속을 돌파했을 때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알게 되었고 높은 고도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얻은 정보는 신진 우주 상업에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이 외에도 높은 고도에서 낙하산 시스템의 개발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해 우주선과 같은 곳에서 긴급피난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프로젝트의 의료 담당이었던 조나단 클락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우주항공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정립할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장비를 검증하고 발전시켜나갔습니다. 목표는 전문가뿐만이 아니라 일반 우주 여행객들의 안전을 증진시켜나가는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은 일반인이 우주로 나가는 날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줬다. 말로만 듣던 우주여행이 우리 가까이에 한걸음 더 다가온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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